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이 처음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한 후 약 5년이 흘렀다.
같은 해 알파고(Alphago)는 이세돌 9단에게 4승 1패로 승리했고,
2019년 12월에는 COVID-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기 시작하며 빠르게 우리 일상을 디지털 세계로 이끌었다.
사람들이 '인공지능, 디지털, 가상, 자동'과 같은 단어들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만큼, 산업에서는 한 발 더 빠르게 이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유난히 힘들고 어려운 산업이 있는데, 바로 건설 산업이다.
이번 글에서는 1) 왜 건설 산업의 디지털화가 더딜 수밖에 없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2) 인공지능을 통해 이뤄내고 있는 성과들로 무엇이 있는지 살펴 본다.
작년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작성한 칼럼에서는 디지털화 수준이 높은 산업일수록 생산성 증가율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소개되었다.
아래 그래프는 2017년 기준, 각 산업별 디지털화 수준과 생산성증가율을 보여준다.
당연히 1위는 정보통신업(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이고, 농업·어업·임업보다도 낮은 가장 하위에 건설업이 위치해 있다.
산업의 규모가 결코 작지 않은데, 왜 유독 건설 산업의 디지털화는 어렵고 느린 것일까?
쉽게 설명해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우선,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공종과 공법, 재료들 때문이다.
한 건물, 아니 기둥을 하나 세우는 데에도 필요한 재료는 수십 가지이고 각각에는 수천 개의 종류가 있다.
또 그 방법이 여러 가지인데, 사실 기둥 하나만 세워서는 안 되고 기초나 위아래 다른 기둥, 벽, 보와 같이 다른 구조체와의 연결이 필요하다.
"또" 세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따라서 미장, 방수, 도장 등과 같은 각종 마감 처리가 필요하다.
기둥에 페인트 하나를 칠하는 것에도 여러 공법과 기구가 존재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페인트가 있다.
즉, 건설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 과정을 표준화하고 정보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했다.
(사실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지만, 단지 건설업에는 경우의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
어떤 산업에 있어서 표준화된 체계를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거대한 일인지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현재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떤 회사에서 생산될 자재도, 모두 규격화된 크기와 성능으로 공통된 시스템에 입력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문제는 모든 작업을 '사람'이 한다는 것, 그것도 모두 '다른 사람'이 한다는 사실에 있다.
기둥을 설계하는 사람 따로, 구조적 안전을 따지는 사람 따로, 철근 매는 사람 따로, 거푸집 대는 사람 따로, 콘크리트 타설하는 사람 따로, 미장하는 사람 따로, … , 물론 이 작업들을 관리하는 사람도 따로 있다.
건설회사를 다녔다고 하면 가끔, '도대체 하자는 왜 생기는 거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결국은 사람이,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일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럼 아마 '사람 말고 기계나 로봇으로 대체하면 안 되냐'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 텐데, 확실한 건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계화/자동화가 가능한 공종도 있지만 자원이나 환경이 받쳐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각 공종별 주체가 다른데도 서로 긴밀히 협업해야 한다는 점도 절대적으로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그 외에도 개별 작업들이 섬세하고 복잡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변수가 많아서 동일한 작업을 반복하는 식이 아닌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들 속에서도 건설업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기술 연구와 혁신을 위한 체계 보수, 규제 개선 등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건설산업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사례들에 대해 알아보자.
① Generative Design
오토데스크(Autodesk)의 제너러티브 디자인은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이 결합된 기술로, 사용자가 입력하는 조건에 따라 다양한 설계 옵션을 만들어낸다.
딥러닝 기술 중에서도 VAE(Variational Auto Encoder), GAN(Generative Adeversarial Network)을 활용해 다수의 최적화 설계 솔루션을 자동 생성하는 것이다.
오토데스크는 이 기술을 건축, 엔지니어링, 건설용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솔루션인 레빗(Revit)의 최신 버전에 새롭게 추가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목표, 설계 변수 등에 따른 여러 옵션을 데이터 기반으로 탐색, 최적화,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각 옵션들은 사용자 설정에 따라 보여지는 반응형 그래프 등으로 시각화되어, 보다 쉽게 검토가 가능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② Risk Mitigation
대우건설은 지난 해 기술 문서 리스크 분석 프로그램인 DAIA(Daewoo AI Document Analysis)를 개발했다.
프로젝트 입찰 전 인공지능을 이용해 수천에서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입찰 문서에서 사업 위험 요소를 찾고, 이를 분석해 입찰 검토자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술 문서의 검토 기간을 크게 단축하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분석해 예방함으로써 설계 품질을 높일 수 있다.
③ Safety Prediction
현대건설은 지난 해부터 재해 예측 AI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현장의 안전 관리에 적용해왔다.
과거 10년 동안 수행해온 프로젝트들로부터 실제 발생한 각종 안전 재해 정보와 사례들을 수집해 약 3,900만 건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시스템은 현장 담당자가 별도 관리 시스템에 입력한 예정 공사 정보를 분석해, 유형별 안전 재해 발생 확률과 관리 지침을 도출해낸다.
작업 당일 담당자에게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로 해당 내용을 전달함으로써 선제적인 안전 관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또 당일 공사 일정이 마무리되면, 담당자는 관리 시스템에 공정률과 사용 장비 등의 정보를 입력하고, 차후 공사 내용에 따른 예측이 가능하도록 한다.
아래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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